
15일후인 5월 9일에는 이 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대선을 치르게 되었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대통령직의 인수절차 없이 곧바로 직무수행에 들어가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선택이 중요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매일 일상가운데 작은 과일 등 저가의 상품에서 항공권, 휴대폰, 자동차, 주택 등 고가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일반 소비재를 잘 못 선택하거나 구매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이 있을 경우에는 교환, 환불, A/S, 소송 등을 통해 구제를 받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저가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에도 브랜드, 품질, 가격, A/S납기,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한다. 우리의 선택은 완벽하지 못해서 이리보고 저리보고 다른 상품과 비교도 해보고 까다롭게 고른 선택이라 하더라도 가끔은 후회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국가지도자의 선택은 차원이 다르다.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작금의 세계정세는 엄중하다. 미국 트럼프, 러시아 푸틴, 중국 시진핑, 일본 아베 정부 등 주요 열강들은 자국의 이해득실에만 관심을 가지고 힘을 과시하고 있다. 잠시 한눈을 팔다가는 희생양이 되기 십상이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핵실험도발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지도자의 현명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대선을 약 2주를 남겨두고 소비자가 국가지도자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기준을 제시하여보았다.
첫째, 바람직한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여야 한다. 비전은 우리가 건물을 지을 때 설계도와 같다. 우리나라 3년, 5년 후 미래의 모습을 담은 청사진인 것이다. 비전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해야 한다. 지도자는 국민과 구성원에게 미래의 모습을 제시하고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 그러면 강한 국가가 될 수 있다. 그 힘이 국가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사람은 동물과는 달리 꿈을 먹고 산다고 한다. 실현가능한 꿈이 있을 때 매일 매일의 삶이 행복할 것이다.
둘째, 안목이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 세종대왕은 오직 대다수 국민을 위해 관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창제하였다. 이이(1536~1584)는 일본과 중국의 침략을 대비하여 10만 양병론을 주창하였다. 대통령은 미래를 볼 수 있는 혜안(慧眼)를 가지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지도자후보가 제시한 공약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후보의 안목을 평가해야 한다.
셋째, 정직하고 책임을 지는 지도자여야 한다.
국민과 지도자와의 관계도 신뢰가 중요하다. 정직하지 못하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선조의 피난, 미국의 리처드 닉슨대통령도 워터게이트 스캔들, 6∙25사변 때 국민에게 허위 방송을 하고 떠난 이승만 대통령의 피난 등에서 우리는 정직하고 책임을 지는 지도자의 모습을 볼 수 있겠는가? 지도자도 실수할 수 있다. 실수했을 때 잘 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넷째, 소통을 잘하는 지도자여야 한다. 국가지도자는 국민으로부터 국정관리를 위임 받은 것이니, 주인은 국민이다. 대통령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여 여론을 수렴하고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 소통이 원활해야 갈등이 줄어들고 국정이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다. 항상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열려있고, 경청에 힘쓰는 지도자여야 한다.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고 항상 국민과 언론에 다가가는 친화력이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다섯째, 공정한 지도자여야 한다. 국가지도자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자세가 중요하다. 대통령중심제하에서 대통령에게는 막강한 권한이 부여된다. 국정관리에 있어서 사사로운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국정농단사태로 대통령탄핵을 경험하였고 역대 정권에서도 말기에는 불미스런 일들이 계속되었다. 다음 정권에서는 불행한 사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섯째, 인재를 잘 등용하는 지도자여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는가!
국정은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신이 아닌 대통령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일 수는 없다. 4차 산업 혁명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대통령은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임무 중에서 경제, 국방∙안보, 외교, 복지,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하여 등용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선거캠프출신, 학연, 지연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과감한 인사를 할 수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 대통령 당선 후 논공행상(論功行賞)을 과감하게 물리칠 수 있는 지도자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6가지 관점에서 대통령선택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번에는 모든 정치 소비자가 이러한 기준으로 선거에 임하여 후회가 없는 선택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선택만이 남아있다. 이번에는 소비자들이 좀 더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선택하는 성숙한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