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과 육개장


개장 앞에 소고기를 뜻하는 고기 육(肉)자가 붙은 육개장은 소고기를 개장 처럼 끓여낸 장국이라는 뜻이다. 개고기로 끓인 개장국(일명 보신탕)을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든 복(伏)날의 음식이지만 얼큰하면서 시원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평소에도 즐겨 먹는다.

복날은 초복, 중복, 말복인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초복은 하지로부터 3번째 경일이므로 올해는 제헌절인 7월 17일이다. 초복에서 중복까지가 10일이니 27일이 중복이고 중복에서 말복까지가 20일이니 8월 16일이 말복이다. 말복이 지나면 더위가 거의 지나갔다고 여긴다.

오행에서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쇠(金)에 속하는데, 가을의 쇠 의 기운이 여름의 불기운에 3번 굴복한다는 뜻으로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삼복이라고 하였다. 1614년 이수광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지봉유설」에는 복날을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로,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있을 때라고 하였다. 또한 최남선의 「조선상식」에는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 하여 복날을 더위 꺾는 날이라고 하였다.

1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한 이 삼복더위를 피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산과 바다를 찾아 더위를 식히면서 복날 더위를 이기기 위한 음식을 먹는 복달임을 한다. 냉국수, 수박, 참외 등 시원한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할 법도 하지만 주로 개장국이나 삼계탕과 같은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이열치열(以熱治熱)을 하는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높은 기온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 근처로 피가 많이 모이다 보니 위장을 비롯한 여러 장기는 피가 모자라게 되고 몸 안의 온도도 떨어진다. 이로 인해 식욕이 없어지면서 만성피로가 몰려오는, 이른바 여름을 타는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이때 덥다고 차가운 음식만 먹게 되면 배와 장기가 더욱 차가워져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먹거나 땀을 흘려서 장기를 보호해주어야 한다. 더운 성질의 개고기가 이열치열과 함께 더위에 지쳐 허약해진 몸을 회복시켜주는데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열양세시기」와 「동국세시기」에도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허한 몸을 보(補)한다고 하였고, 「동의보감」에는 개고기가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주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하였다. 특히「산림경제」에는 누런 개를 일등품으로 꼽아 황구를 이용한 개고기찜(狗蒸)이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상에 올랐고, 며느리가 근친 갈 때 개를 잡아 삶아서 가져가는 풍습도 있었다.

음식디미방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많은 조리서에는 개장을 비롯하여 개장국누르미, 구적, 개고기 편육, 순대, 견포(犬脯), 개고기 삶은 즙액을 엿과 함께 졸인 무술당(戊戌糖), 개고기 삶은 즙액에 쌀과 누룩을 넣어 담근 무술주(戊戌酒), 개고기와 약재를 섞어서 환으로 만든 무술환(戊戌丸), 내장만 양념하여 쪄서 먹는 연봉찜, 개장고지누르미, 개장찜, 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다양한 개고기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근래에는 개고기와 밤, 대추, 생강, 마늘, 들깨 등과 한약재를 배합, 중탕하여 즙액으로 만든 개소주가 허약체질이나 수술 후의 건강회복에 효력이 있다고 하여 이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전남 지역에서는 닭백숙에 마늘을 듬뿍 넣어 끓인 닭죽을 복달임으로 먹으며 말복에는 주로 민어 매운탕이나 매운 복수제비를 먹는다. 또한 임자수탕이나, 염소탕, 장어백숙, 잉어, 오골계 등도 먹지만 개고기 대신 양지머리와 홍두깨살을 무르게 삶아 굵직하게 찢어서, 데친 버섯과 숙주, 고사리, 토란대, 그리고 길쭉하게 썰어 데친 파에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참기름, 간장으로 간을 하고, 기름기를 제거한 육수를 부어 오래 끓인 육개장은 고기의 누린내도 나지 않고, 단백질도 풍부하여 여름철 고깃국으로는 아주 제격이다. 오래 끓여서 소화하기 쉬우므로 위에 부담이 적으며, 얼큰하고 자극적인 맛이 더위에 지친 식욕을 촉진시킬 수 있다.

요즘과 같은 때에 보신탕을 거론하기는 쉽지 않다. 아니 오히려 거센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지금도 개고기가 건강원을 통해 거래되고 있으며 여전히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영양탕과 사철탕으로 바뀐 음식점 간판만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유일하게 남아있던 성남 모란시장의 개 도축 시설이 지난 달 25일 강제로 철거되었다. 개는 이제 전통적인 복날 음식의 재료이기보다는 가족으로 여김을 받는 가장 대표적인 반려동물이 되었다. 이제 보신탕 식용에 대한 찬반 여부도 오랜 논쟁의 끝에서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엎드릴 ‘복(伏)’자는 사람(人)과 개(犬)를 뜻하는 두 개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개가 사람에게 굴복했던지, 사람이 개에게 엎드렸던지 해마다 이글이글 타는 지구 때문에 더위에 지쳐 모두 쓰러져버릴 판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업시간에 육개장에 대한 강의를 하며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육개장을 언제 먹느냐고? ‘장례식장에서요’라는 놀라운 대답을 들었다. 내심 복날을 기대했던 나는 한순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그래, 어짜피 복날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삼복더위에 아이스커피가 최고지...

초복(初伏)을 영어로 표기하면 First of the three dog days이다. 여름의 불기운에 3번 굴복하며 무더운 삼복더위를 육개장으로 이기자. 장례식장에 가지 않고 내 손으로 맛있게 끓여 먹을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scavenger가 아닌 friend요 family인 개를 적어도 세 번은 만나야 할 것 같다.

이미지 출처: google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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