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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2. 2020)

연암대학교 외식산업과

백승희 교수

겨울을 대표하는 과일인 귤은 감귤(柑橘), 밀감(蜜柑), 또는 감자(柑子)라고 불리며, 영어로는 mandarin이다.

원산지는 중국 남부와 필리핀, 인도차이나 북부지방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이다. 아열대와 지중해 등 따뜻한

기후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귤 하면 제주도, 제주도 하면 귤이 연상되지만 온난화가 장기화 되면서

전남 완도를 비롯하여 경북과 경남 충청 등 재배가 가능한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2019년 11월 경기도 이천시청에서는 겨울철 가족나들이 체험코스로 이천시 율면의 비닐하우스에서

귤과 한라봉 수확체험을 소개하였다.

귤은 과즙이 많고 새콤달콤하며,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껍질을 제거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과일 중 하나이다. 더욱이 올해는 풍작으로 인해 한 상자(5㎏)에 1만원 미만이다 보니 마트에 가게 되면

부담 없이 상자 단위로 구입하지만, 들며 나며 먹다 보면 어느 순간 수북하게 쌓인 껍질을 보게 된다.

손톱 밑은 노란색으로 물들어 내밀기가 민망한 순간도 있다.

지금은 이렇게 흔한 과일이 되었지만 귤은 원래 궁중에 바치던 진상품이었다.

제주목사 이원진이 편찬한 <탐라지(眈羅志)>를

보면 토산조에 특산물인 귤의 종류와 맛, 품질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였으며, 과원조에는 각 과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과수의 종류와 숫자를 명기하였다.

나무둥치에 열린 귤의 개수를 표시해 두었다가 귤이 익으면 그 양만큼 진상하는 것이다.

이규보(李奎報)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 동정춘이라 부르는 귤을 두고 ‘탐라가 아니면 보기조차 어려운 것,

이 귤은 제주 이외에는 없다.

귀인의 집에서도 얻기 어려운 것’이라고 하였다. 제주도에서 귤이 올라오면 이를 기념하여 황감과(黃柑科)라는 과거 시험까지 열었다고 한다.

이렇게 귀한 귤이 혹여 바람에 떨어져 개수가 부족하면 다른 곳에서 사서 바쳐야 했고, 관리들의 수탈까지 더하여 결국 이에 시달리다 못한 농민들이 일부러 귤나무를 말려 죽이기도 하였다.

고려 문종 6년(1052)에 세금으로 받아오던 귤의 양을 늘린다고 하자,

백성들은 “덜 익은 풋 귤 먹고 서울 양반들 배탈이나 나거라, 나는 간다, 귤나무에 풀독 부으러 나는 간다.”라며 신세 한탄을 하였다고 한다.

각종 의례상에 오르던 필수품이며 진상품이었지만, 가혹한 세금 때문에 밤에 몰래 나무를 베어버리기까지 했던 차(茶)와 함께 귤도 가렴주구(苛斂誅求)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세종 때에는 강화도에 온실을 만들어 귤 재배를 시도하였으며, 세종의 18남 4녀 중 장남이었던 문종은 집현전 학사들에게

향도 좋고 맛도 좋은 동정귤을 예찬하는 시를 접시에 써서 내렸다고 한다.

이 동정귤(洞庭橘)은 멸종되었다고 알려졌으나 애월읍 광령리에 수령 200년이 넘는 나무가 한 그루 발견되기도 하였다.

귤이 쌀보다 비싸서 4.19 혁명 당시 이기붕의 집에서 귤 한 박스가 나온 것이 부정축재로 언급되기도 하였으니 얼마나 귀한 과일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주로 먹는 귤 품종은 일본에서 개량된 온주밀감으로, 프랑스 출신의 파리외방전교회의 선교사인

에밀 조셉 타케(Emile Joseph Taquet 1873∼1952) 신부가 아오모리에 왕벚나무 묘목을 보낸 답례로 받아서 심은 것이다.

이 묘목 14그루가 오늘날 제주도 밀감산업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최초의 온주밀감 나무 중 하나는 아직도 살아있다고 한다.

귤 100g당 44㎎의 비타민 C가 들어있어 하루에 2~3개만 먹어도 성인 기준 일일 비타민C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

비타민 C는 감기 예방과 기미와 주근깨 등 피부 잡티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말린 귤껍질을 ‘진피’라고 하여

약재로 사용하는데, 오래 말리고 색이 붉을수록 좋다고 한다. 비장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소화불량과 복부창만에 효능이 있으며,

해수와 가래를 없애주고, 이뇨작용도 돕는다. 안덕균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급성 유선염에 매일 귤껍질 30g과 감초 6g을

물에 달여 먹었더니 치료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껍질에 있는 테레빈유는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등 혈관에 좋아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껍질을 활용하려면 유기농으로 키운 것이나 착색을 위해 뿌리는 에틸렌 가스 성분이 남아있지 않도록 잘 씻어야한다.

비타민과 함께 베타크립토산틴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을 증강시켜주고 암 발병의 위험도를 낮추어주며

골밀도가 저하되는 것을 예방해준다.

또한 알카리성 식품으로 혈액의 산화로 인한 신체의 피로를 회복시켜 주는 작용을 하며, 풍부한 구연산은 식욕을 촉진시켜준다.

귤이나 오렌지를 둘러싸고 있는 엷은 막에 함유된 비타민 P는 콜라겐을 만드는 비타민 C의 기능을 보강하여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항균작용을 한다. 비타민 P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꼭 식이로부터 공급되어야 한다.

과육에 붙어있는 하얀 색의 섬유질에는 식이섬유와 펙틴이 풍부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체내의 중금속과 독소 제거에 효과적이다.

흡연을 하거나 피임약,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 비타민 C가 고갈되므로 약으로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 65세 이상의 주민 4,7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타민 E와 C를 동시 복용할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비복용자에 비해 6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C가 많은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과다복용하면

복통과 속 쓰림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귤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피부에 황변 현상이 오지만 이 ‘카로틴 혈증’은

귤 섭취를 중단하면 없어진다. 1988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는 우리 가족에게 친정어머니는 이제 가면 못 먹는다며

오렌지를 봉지 가득 담아 오셨다. 막상 독일에 가보니 오렌지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가격마저 저렴하여

매일 먹다가 손바닥이 노랗게 변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귤은 상자에 담을 때 흠집이 나거나 유통과정에서 내상을 입은 경우, 그리고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햇빛이나

조명을 받으면 더 빨리 썩는다.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5도 이하의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거나 냉장고에 넣는 것이 가장 좋다.

강제 착색한 귤은 전체적으로 색이 연하고 꼭지가 바싹 말라 갈색으로 변해있으며, 오래 저장한 귤도 꼭지가 말라 갈색으로 변하므로

꼭지 상태만 보아도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불량학생이나 낙오자를 '썩은 귤'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귤은 하나가 썩으면 같은 상자에 있는 다른 귤도 같이 썩게 만든다는 점에서 유래한 멸칭(蔑稱)이라고 한다.

가끔 제주도 사람들이 귤을 구워 먹는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로 귤을 구우면 신맛이 사라지고 단맛만 남아 맛있다고 한다.

익지 않은 풋 귤은 청을 만들어 음료로 활용하며, 일본에서는 외피를 제거한 귤을 냉동하였다가

적당히 해동시켜서 셔벗(sherbet)과 같은 느낌으로 먹는다. 이밖에도 과즙음료를 비롯하여 잼과 식초, 술, 요구르트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 많이 이용하며 껍질은 가축의 사료로도 활용한다.

삼국시대 사람인 육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회귤유친(懷橘遺親)은 ‘귤을 품에 넣어 어버이에게 드리다.’라는 뜻이다.

여섯 살 어린 나이로 아버지를 따라 구강에 갔던 육적이 귀한 귤을 보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품 안에 귤을 넣었으나

떠나면서 인사를 드리다가 땅에 떨어뜨렸다. 돌아가서 어머니가 맛보시게 하려 하였다는 육적의 갸륵한 효성에 감동한

원술이 귤을 더 주었다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효(孝)와 제(祭)는 모두 천성이니 인간세상의 6살짜리 아이도 소매 속에 귤을 품어

어머니에게 남겨 깊으신 사랑에 보답하였네’라는 시로 남게 되었다.

며칠 있으면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온다. 싱가포르에서는 음력 설날에 2개, 4개와 같이 짝수의 귤을 주고받으며

새해의 복을 비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우리도 모두 상자 가득 짝수의 귤을 담고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과 나라를 위해 복을 빌어봅시다!!!


(January. 22. 2020)

연암대학교 외식산업과

백승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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